가계정이 가계정에게 안부를 묻다
너였구나
키보드 뒤에 숨어있던 것이
우리 엄마 안부를 물어 놀라게 하는 것이
가계정, 너였구나
나는 댓글 창을 조용히 닫으려 했었다
내 가계정이 들통 나기 전에
서둘러 이 댓글 숲을 떠나려고 했었다.
그런데 그만 내 가계정이 들통나고 말았구나.
너였구나
우리 엄마 안부를 묻던 그 댓글들은
내 생식기 크기를 알아보던
내 치아 상태를 걱정하고 우화(羽化)의 비밀을 탄로낸
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
그런데 그만 너에게 들키고 말았구나
가계정, 너였구나
내가 익명 속에서 너의 엄마를 부를 때
나를 가마니 한 장에 덮겠다던
아는 형님과 변호사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하며
기다림의 댓글까지 걸어가겠다
...라지만 요즘 나는 가계정 플레이를 해 본 적이 없다. 나는 정보보안업에 잠깐 머무른 이력이 있어 보안적 사고를 좀 하는데, 내가 기대하는 수준의 익명 패쓰가 아직 없다. 존재하면 핵쓰레기 부캐가 벌써... 이하 생략.